우리의 삶은 마치 씨줄과 날줄이 교차하며 짜여지는 한 폭의 천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씨줄은 가로로 길게 뻗어 나가고 날줄은 이를 단단히 엮으며 천이 만들어진다. 이 두 요소가 조화를 이루며 섬세하게 짜여질 때 아름다운 무늬가 탄생하듯, 우리의 인생도 수많은 관계와 경험이 서로 얽혀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거 같다.
때로는 우리가 원하는 방향대로만 삶이 흘러가기를 바라지만, 씨줄과 날줄이 균형을 이루지 않으면 천이 제대로 짜여지지 못하거나 쉽게 풀려버리듯, 인생 또한 기쁨과 슬픔, 고난과 감사가 함께 엮일 때 더욱 단단해 지는 게 아닐까.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고난은 때때로 우리의 삶을 힘겹게 하지만, 그것이 없다면 우리는 더욱 깊이 있는 감사와 기쁨을 알지 못할 것이다. 마치 날줄이 없다면 천이 성기어 본래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신앙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우리가 원하는 축복과 은혜만을 바라는 신앙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시는 모든 것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절대자 앞에서 겸손히 순종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예수님께서도 십자가의 고난을 피하지 않고 하나님께 온전히 순종하셨기에 우리에게 구원의 길이 열렸듯이, 우리의 삶에 찾아오는 고난도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의미를 가지며, 감사와 함께 어우러질 때 더 깊은 믿음과 성숙한 신앙을 이루게 되는 거 같다.
우리는 날마다 삶의 씨줄과 날줄을 엮어가고 있다. 때로는 실수가 있을 수도 있고, 예상치 못한 고난이 찾아올 수도 있다. 이번주에는 사랑하는 래원이가 우리 곁은 떠났다는 소식에 슬픔을 억누르기 힘든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우리는 래원이를 일찍 데려가신 하나님의 뜻을 모른다. 따지고 묻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하나님을 신뢰하며 래원이와 그의 가족, 그리고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이해할 시간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어쩌면 래원이는 남겨진 우리에게 하나님이 허락하신 모든 순간을 겸손히 받아들이며, 하나님의 뜻에 더욱 순종하는 삶을 살아가라고 하는 것은 아닐까? 그것이 우리가 더욱 단단해지고 하나님이 계획하신 아름다운 무늬를 이루어가는 길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래원이를 기억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