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새벽기도회 때 읽은 시편 45편 4절 말씀이 오래 머리속에 남는다.“진리와 온유와 공의를 위하여 왕의 위엄을 세우시고”
하나님은 세상을 말씀으로 창조하시고, 그 안에 질서와 균형을 담아내셨다. 그분의 통치는 단지 힘과 능력에 있지 않다. 진리와 온유와 공의—이 세 가지는 하나님의 성품을 반영하는 핵심 축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는 인간의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진리만을 앞세우면 냉혹해지고, 온유만을 추구하면 정의를 잃고, 공의만을 강조하면 관계가 상처 입는다. 이 셋은 따로 놓아둘 수 없고, 함께 어우러질 때에 비로소 하나님의 형상을 담은 삶이 완성되지 않을까?
우리는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는다. 성부, 성자, 성령—세 위격은 서로 다르지만 완전한 하나이며, 완벽한 조화를 이루신다. 또한 이 땅의 질서도 삼권분립을 통해 권력이 한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 물리적 세계를 구성하는 가장 안정적인 도형도 삼각형이다. 이처럼 '셋'은 성경적이면서도 철학적이며, 동시에 실용적인 안정의 상징이다.
진리 없이 온유만 있으면, 우리는 진실을 왜곡한 채 평화를 가장하게 된다. 공의만 있고 온유가 없다면, 용서 없는 심판은 사람의 마음을 닫아버린다. 진리가 있으되 공의가 없다면, 그 진리는 세상 속에서 무기력해질 수 있다. 이 세 가지는 마치 서로를 지탱하는 기둥처럼, 어느 하나만 높아져도 전체 구조는 기울고 만다.
삶의 여러 순간에서 우리는 이 균형을 잃고 한쪽으로 기울곤 한다. 때로는 옳고 그름을 따지느라 사람을 잃고, 때로는 사랑을 말하면서 진실을 감춘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진리를 따르되, 온유함으로 행하라. 공의를 세우되, 긍휼을 잊지 말라. 그것이 하나님의 위엄이 세워지는 길이고, 우리가 그분의 통치 아래에 있다는 증거라고.
우리의 삶이 이 삼중의 미덕—진리, 온유, 공의—로 짜여진다면, 그것은 강하면서도 부드럽고, 곧으면서도 따뜻한 삶이 될 것이다. 어느 하나만 빛나는 것이 아니라, 셋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는 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만드실 때 그러하셨듯, 우리도 그 조화 속에서 우리 자신을 다듬어가면 좋겠다.
우리는 기도해야 한다. 진리를 바로 알고, 온유함을 잃지 않으며, 공의를 실천할 수 있도록. 그리고 그 셋을 조화롭게 살아낼 수 있도록. 그것이 하나님의 마음을 닮아가는 길이며, 그 길 위에 설 때 비로소 우리는 하나님의 위엄 아래에서 온전한 삶을 살아가게 될 거라 믿는다.